K-Canton

캔톤 네트워크의 설계자 샤울 크피르가 밝히는 금융의 미래

로저페더러 ·

"캔톤 네트워크는 단순한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스위프트(SWIFT), 비자(Visa), DTCC를 잇는 '차세대 글로벌 금융 시장 인프라'입니다."

기관용 프라이빗 블록체인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의 핵심 설계자이자 디지털 애셋(Digital Asset)의 공동 창업자, 샤울 크피르(Shaul Kfir)가 입을 열었다. 최근 진행된 심층 인터뷰에서 그는 캔톤을 둘러싼 시장의 오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확장성의 진실, 독특한 가격 책정 철학, 기형적인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일침, 그리고 캔톤이 그리는 향후 10년의 청사진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많은 사람들이 캔톤을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같은 일반적인 '리테일 알트코인'과 비교하며 시총 배수를 논합니다. 하지만 캔톤은 출발점과 타겟 자체가 다릅니다." 그가 밝힌 캔톤 네트워크의 이면과 거대한 비전을 해부해 본다.

1. 확장성과 업그레이드의 진실: "초당 50건? 진짜 무대는 '전용 고속도로'에 있다"
현재 캔톤의 글로벌 동기화기(Global Synchronizer)가 초당 약 50건(TPS)의 전송 속도를 보인다는 사실에 대해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의구심을 표한다. 수조 달러 규모의 금융 시장을 처리하기엔 턱없이 느리다는 것이다. 하지만 샤울은 이 50 TPS가 네트워크의 한계가 아님을 명확히 했다.

"글로벌 동기화기의 속도 증진이 현재 우리의 최우선 과제가 아닌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규모 처리가 필요한 금융 기관들은 이미 초당 최대 10만 건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전용 동기화기(Dedicated Synchronizers)'를 무한대로 생성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관들은 막히는 공용 도로 대신 자신들만의 초고속 전용 차로를 쓰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글로벌 동기화기의 업그레이드는 착실히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 10일 기존의 코스모스 기반 엔진(Comet BFT)을 캔톤 전용인 'Canton BFT'로 교체하는 마이그레이션이 완료되면, 글로벌 망 역시 단숨에 2,000~3,000 TPS 수준으로 도약한다.

또한 그는 최근 적용된 '제로 다운타임(Zero Downtime)' 업그레이드의 이면도 솔직하게 밝혔다.
"현재 캔톤에는 여러분이 보는 비즈니스 원장 외에도 노드의 구조를 매핑하는 '토폴로지 원장(Topology Ledger)'이 숨어 있습니다. 현재는 업그레이드 시 비즈니스 트랜잭션은 멈추지 않지만, 토폴로지 변경은 몇 시간 정도 정지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간마저 초 단위로 줄여 진정한 의미의 '완전 무중단 업그레이드'를 구현하기 위해 작업 중입니다. 기관의 핵심 인프라에 '예측 불가능한 다운타임'은 용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 가격 책정의 철학: 프라이버시와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캔톤의 수수료 체계는 독특하다. 10만 달러를 거래하든 1억 달러를 거래하든 금액(명목 가치)에 비례하지 않고 '메가바이트(데이터 용량)' 단위로 수수료를 청구한다. 왜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프라이버시(Practical reason)입니다. 캔톤 망에서는 당사자가 아니면 그 거래가 1억 달러인지 단돈 1달러인지 아무도 볼 수 없습니다. 볼 수 없으니 금액 기반으로 청구할 수도 없죠. 둘째는 이념적 이유(Ideological reason)입니다. 100만 달러를 송금하든 귀여운 고양이 GIF 사진을 보내든 인터넷 통신 비용은 똑같습니다. 인프라는 그 위에서 사용자가 무엇을 하든 '망 중립성'을 지켜야 합니다."

메가바이트당 가격이 기존의 17달러에서 60달러로 인상된 것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해명했다. 이는 비용을 올린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으로 1건당 처리 단가가 너무 저렴해지자 원래 목표였던 '비즈니스 트랜잭션 1건당 1달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단가를 재조정(Recalibration)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수료가 예측 가능한 달러($)로 고정되어 있다는 안정성'이기 때문이다.

3. 토크노믹스의 대통합: 라이선스 비용을 버리고 '유니버설 번(Universal Burn)'으로 간다
이번 인터뷰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자 캔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단연 도입을 앞둔 '유니버설 번(통합 소각) CIP'였다.

현재 캔톤 생태계는 기형적인 이원화(Bifurcation) 구조를 띄고 있다. 글로벌 동기화기 사용자는 네트워크 가스비로 캔톤 코인(CC)을 사서 소각(Burn)하지만, 대규모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전용 동기화기(Dedicated Synchronizers)'를 쓰는 거대 금융 기관들은 코인을 소각하지 않는다. 대신, 네트워크 개발사인 디지털 애셋(Digital Asset)에 현금으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 왔다.

이는 초기 대형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과도기적 조치였지만, 생태계가 커지면서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십시오. 똑같은 캔톤 네트워크를 쓰는데, 어떤 스마트 컨트랙트는 코인을 소각해서 처리하고 어떤 건 현금으로 라이선스비를 내야 합니다. 만약 컨트랙트가 두 망 사이를 이동하기라도 하면, 기업의 재무담당자(CFO)는 두 가지 전혀 다른 회계 처리 모델을 두고 골머리를 앓게 됩니다." 샤울은 기업들의 현실적인 고충을 지적했다.

"모든 가치를 토큰 홀더에게 귀속시킨다"
유니버설 번 CIP는 이 이원화된 경제를 하나의 '단일 경제(One Economy)'로 완벽히 통합하는 거대한 선언이다. 이 제안이 통과되면, 디지털 애셋은 더 이상 대형 기관들로부터 짭짤한 현금 라이선스 비용을 받지 않는다. 전용망을 쓰는 거대 기관들 역시 네트워크를 가동하기 위해 무조건 시장에서 CC를 매수하여 소각해야만 한다.
샤울은 "네트워크에서 창출되는 모든 경제적 가치가 토큰 보유자들에게 축적되게 하는 것이 커뮤니티 관점에서 가장 옳은 일"이라고 단언했다.

할인율을 무기로 삼은 '차등 요금제'
물론 전용망 인프라를 스스로 구축해 쓰는 대형 기관들에게 1건당 1달러의 수수료를 일괄 부과하면 비용 부담으로 이탈할 우려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캔톤은 아마존(AWS)이나 비자(Visa)카드처럼 초대형 고객을 위한 '차등 요금제(Heterogeneous Pricing)'를 도입한다.
초당 1,000건 이상의 트래픽을 처리하며 인프라에 기여하거나 1년 이상의 장기 사용을 약정하는 기관에게는 메가바이트당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도매가' 전략이다. 단가를 깎아주더라도 거대 기관들을 마찰 없이 온보딩시켜 전체 CC 소각량의 파이를 극대화하겠다는 영리한 승부수다.

샤울은 "유니버설 번은 기존 기관들의 시스템이 최신 버전(DAML 3)으로 마이그레이션되는 일정에 맞춰 점진적이고 안전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수조 달러의 실제 자산을 다루는 고객들의 비즈니스에 단 1초의 혼란도 없어야 하기 때문에 도입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 기형적 암호화폐 시장의 관행을 거부하다
샤울은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 만연한 '돈 잔치'와 왜곡된 인센티브 구조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수많은 알트코인들이 발행률이 낮아 보이는 이유는 초기에 ICO나 사전 채굴(Pre-mine)로 수백억 개의 물량을 자기들끼리 미리 찍어냈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중에 남에게 물량을 떠넘길(Throw the bag) 희망만으로 가방을 쥐고 있는 구조죠. 반면 캔톤은 코인이 '0개'인 상태에서 출발한 진정한 '페어 런칭(Fair Launch)'을 했습니다. 초기 인플레이션이 10% 수준으로 높은 것은 캔톤이 아직 엄청난 초기 단계에 있다는 증거일 뿐입니다."

그는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는 DApp(디앱)이나 거래소들에 대해서도 냉정한 조언을 남겼다. 현재 캔톤 트래픽의 30%를 발생시키는 거래소 템플(Temple)의 사례를 언급하며, 장기적인 생태계의 건전성을 역설했다.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가치도 창출하지 않으면서 네트워크가 자신들에게 돈을 퍼주기만을 기대합니다. 지갑 연동을 요청했더니 거액의 상장 수수료(Bribe)를 대놓고 요구하는 업체들도 수두룩합니다. 우리는 그런 기형적인 관행에 저항해 왔습니다. 네트워크에서 얻는 보상이 비용을 상쇄해 준다면 좋은 일이지만, 궁극적으로 기업은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스스로 돈을 버는 '진짜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야 합니다. 언제까지나 네트워크가 인프라 비용을 대신 내어줄 수는 없습니다."

5. 10년 뒤의 캔톤: "배너 광고 시대를 넘어, 완전히 새로운 금융의 궤도로"
샤울 크피르는 캔톤의 궁극적인 성공을 묻는 질문에 '인터넷의 진화 과정'을 꺼내 들었다.

"초창기 사람들은 인터넷이라는 낯선 플랫폼을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저 종이 신문에 있던 네모난 '배너 광고'를 웹사이트 화면에 그대로 옮겨 놓았을 뿐이죠. 지금의 블록체인 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은행과 금융권의 낡은 프로세스를 온체인 위로 단순히 들어서 옮겨놓는 수준(Lift and shift)에 머물러 있습니다."

'인류에 대한 세금'을 철폐하다
그가 그리는 첫 번째 단계의 혁신은 전통 금융에 뿌리 깊게 박힌 마찰(Friction)의 완벽한 제거다. 그의 오랜 파트너이자 디지털 애셋의 공동 창업자인 유발 루즈(Yuval Rooz) CEO는 전통 금융의 비효율성과 중개 수수료를 가리켜 '인류에 대한 세금(Tax on humanity)'이라고 부른다. 캔톤은 이 불필요한 세금을 철폐하기 위해 탄생한 인프라다.

최근 미국 예탁결제원(DTCC)의 파일럿 테스트에서 증명된 '자산 대 자산(Asset vs Asset)의 직접 맞교환'이 그 힌트를 제공했다. 각기 다른 국가의 사법권에 묶여 있던 글로벌 자산들이 현금을 매개할 필요조차 없이 24시간 365일 지연 없이 원자적으로 교환되었다. 샤울은 "이러한 마찰의 감소만으로도 거대 금융 기관들은 매년 수조 원(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즉각적으로 절감하게 될 것이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거래 규모 자체를 차원이 다르게(Orders of magnitude) 팽창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위상 변화(Phase Transition): 진정한 혁명의 시작점
하지만 수조 원의 비용 절감조차 캔톤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샤울이 진정으로 고대하며 지켜보고 있는 것은 단순한 효율성 증가를 넘어선 '위상 변화(Phase transition)'의 순간이다.

"인터넷 시대의 진짜 혁명은 배너 광고가 아니라, 우버나 넷플릭스처럼 '그 인프라 위에서만 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했을 때 일어났습니다. 10년 뒤 캔톤의 궤도 위에서도 똑같은 역사가 쓰일 것입니다. 자산이 마찰 없이 이동하는 결제 레일이 글로벌 표준으로 완벽히 깔리고 나면, 오늘날 전통 금융의 상상력으로는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그리는 캔톤의 진정한 성공입니다."


샤울 크피르(Shaul Kfir)는 누구인가?
2014년 ~ 2021년 (CTO · 최고기술책임자): 디지털 애셋 창립 초기부터 약 7년간 기술 총괄을 맡아, 회사의 기반이 되는 영지식 증명(ZKP) 기술과 블록체인 핵심 엔진 아키텍처를 설계했습니다.

2021년 ~ 2023년 (Chief Architect · 수석 아키텍트):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전반적인 기술 경영(CTO) 업무를 넘기고, 본인의 주 전공인 암호학 및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의 프라이버시 인프라 설계에 집중하기 위해 수석 아키텍트로 보직을 변경했습니다.

2023년 ~ 2025년 (COO · 최고운영책임자): 캔톤의 기술적 기반이 완성된 후,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실질적인 파트너십 구축 및 비즈니스 운영 전반을 총괄했습니다.

2025년 ~ 현재 (Head of Strategic Initiatives · 전략 이니셔티브 총괄): 현재는 공동 창립자 지위를 유지하며, 회사의 장기적인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규제 대응, 그리고 차세대 네트워크 전략 프로젝트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습니다.

원문 확인하기